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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아트센터 다이아몬드 갈라


팔은 안으로 굽기 때문일까, 발레단을 나온지 벌써 몇 년이 지나도 발레단 소식에는 관심을 가지고 기울이게 된다.
좀더 세련되고 탄탄한 발레단이 되길 바라는 맘으로 이런저런 생각도 해보고 신경을 쓰는걸 보면 진짜 친정집 같다고 하는 말이 맞나보다. 암튼, 오랫만에 어린이대공원까지 행차한 이유는 유니버설 아트센터가 객석보수를 마치고 재개관 기념 갈라공연을 했기 때문. 황금색과 붉은색으로 뒤덮힌 고풍스런 극장내부지만 객석간의 높낮이가 없던게 항상 걸림돌이었는데 이번에 완전 뜯어고쳤단다. 리셉션도 있었고 영상상영도 있었으나 나의 관심사는 물론 축하 갈라공연. 발레단의 공연을 본 지도 오래되어 요즘 신예무용수들은 누가 있나 볼겸 갔는데, 예전에 보았던 현대발레 작품인 <블랙 케이크>, <인더 미들> 외에도 이번에 놓친 <오네긴> "회한"의 파드되와 전에 놓친 오하드 나하린의 <마이너스7>을 보았다. 물론 거두절미하고 갑자기 "회한"의 파드되를 해야하는 혜민이와 재용이는 어색했겠지만, 이 부분은 작품 전체를 본 것과 다름없는 엑기스이기 때문에 꽤 성과가 짭짤한 방문이 되었다. <마이너스7>은 검은양복에 중절모를 쓴 남녀무용수들이 흐느적거리며 막춤을 추는 유쾌한 작품인데, 특히 마지막에 관객을 데리고 올라가 함께 춤추는 부분이 있어 오늘같이 특별한 날을 축하하는데엔 안성맞춤이었다. 무대로 끌려나온 관객들의 센스있는 반응으로 모두를 즐겁게 한 작품. 특히 주인공이된 아저씨는 이 극장 프로젝트에 후원을 톡톡히 하셔도 될 정도로 특별한 밤이 되었을 테다.

근데 말이다. 갈라 공연이 좋았던 만큼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갈라'라고 하길래 클래식 소품이 많을 줄 알았더니 의외로 거의 현대발레 작품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유일한 클래식인 돈키호테 파드되가 되려 뜬금없어 보일 지경. 문제는 그 파드되를 발레단 단원이 아닌 한예종 학생들이 했다는 것. 나름의 사정과 뒷얘기가 있겠지만, 갑자기 콩쿨장이 되버린 듯한 느낌. 제법 잘 돌고 잘 뛴다고 해도, 학생춤은 확연하게 학생춤이었다. 그들의 밋밋한 몸짓과 박제된 미소는 나머지 발레단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맛깔스런 여유와 겉도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차라리 클래식 대작위주의 일정에선 재능을 선보이기 힘든 신예무용수들에게 기회를 더 주었어도 좋았을 텐데. 게다가 낼모레 돈키호테 지방공연도 잡혀있는걸 보니 발레단의 캐스팅으로 했어도 충분했을 터이다.

한편 행사를 시작하는 단장님 인사말에선 흥미로운 얘기도 꽤 들었다. 발레단이 왜 어린이대공원에 있는가 했더니 비새는 누추한 연습실에서 있던 리틀엔젤스 무용단을 긍휼히 여기신 박정희 대통령이 대공원에 땅을 하사하시어 선화예중고가 탄생했다고 한다. 그리고 공연장 안팎의 벽과 천장을 가득채운 화려한 몰딩은 9개국 12명의 장인들이 와서 수작업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예전에 심청에 대한 자료조사할 때에도 느낀 바이지만, 유비씨의 역사는 한국현대사와 맞물려 매우 흥미롭고 드라마틱하니 좀더 적극적인 자료보존과 출판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0년 전에 지어진 극장이니 당시로선 얼마나 화려했던지 궁전이라고 불렸단다. 덕분에 최근까지도 연말 시상식이 가장 자주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갈라공연에서도 특별 행사라고 레드카펫이 깔리고 의전들까지 배치되었으니 얼떨결에 나도 레드카펫도 밟아본 밤이었다. 앞으로도 멋진 공연으로 채워지길.

by okidoki | 2009/10/28 06:35 | dance, dance, dance!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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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10/2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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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egu at 2009/10/30 04:17
얼마전에 Ingrid Michaelson 공연 보러 갔는데 '오프닝'을 테네시에서 온 한 가수가 하던데 제법 잘 하더군. 물론 그래도 본 공연에 비하면, 아직 학생(?)이라고 봐야 하나... 아무튼 혼자 45분을 꽉 채운 후에 쉬고 본 공연은 공연 대로 하고, 그러는 걸 보면 중간중간 쉬기 위해서도 아니고 무대에 설 기회를 주려는 것 같기도 하고. 한예종 요즘 이래저래 힘들텐데 유니버설에서 그런 기회를 주었다니 으흠...
Commented at 2009/10/3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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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okidoki at 2009/10/31 11:52
BK/ 울언니야
Commented at 2009/10/3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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